금융과 관련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빚이 있어야 신용등급이 높아진다”는 주장입니다. 언뜻 보면 모순처럼 들릴 수 있는 이 말은, 실제로 금융기관이나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어떤 요소를 반영하는지 이해하면 그 속뜻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빚이 있어야 신용등급이 높아진다”는 말의 진위를 함께 알아보며, 신용등급을 올리는 데 어떤 전략이 실제로 효과적인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신용등급이란 무엇인가요?
신용등급은 금융기관이 개인 또는 기업의 신용도를 수치로 평가한 지표입니다. 이 지표를 통해 대출 심사나 신용카드 발급, 심지어 전세 자금 보증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이용 여부가 결정되곤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예전의 1~10등급 체계에서 벗어나, 현재는 신용점수제를 도입하여 1,000점 만점의 점수 체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나이스(NICE), KCB(올크레딧)에서 각각 신용점수를 평가합니다.
신용등급 평가 방식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신용등급은 단순히 “빚이 있느냐 없느냐”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평가 기관들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항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점수를 매깁니다.
주요 평가 항목
- 대출 상환 이력: 대출금을 제때 갚는지 여부
- 연체 기록: 연체 여부 및 그 빈도와 기간
- 신용카드 이용 패턴: 이용 금액과 결제 방식
- 대출 종류와 규모: 소비성 대출인지, 담보대출인지
- 신용거래 이력: 다양한 금융상품을 꾸준히 사용했는지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신용거래 이력입니다. 신용거래가 전혀 없다면, 신용을 평가할 ‘자료’가 부족해져 신용점수 상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정말 빚이 있어야 신용등급이 오를까요?
정확히 말하면 ‘빚이 있어야’가 아니라 ‘신용거래 이력이 있어야’ 신용점수 상승에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 신용점수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적정 수준의 소액 대출을 받아 제때 상환하는 경우
- 신용카드를 꾸준히 사용하고 연체 없이 결제하는 경우
- 통신요금, 전기요금 등의 납부 내역을 신용정보에 등록한 경우
이러한 활동을 통해 금융기관은 해당 개인이 ‘신용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아무런 금융거래가 없는 사람은 좋은 신용을 증명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오히려 점수가 낮게 책정될 수 있습니다.
빚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빚이 있다고 무조건 신용점수가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상황은 신용등급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 연체가 발생한 경우: 단 하루라도 연체가 발생하면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줍니다.
- 소득 대비 과도한 대출을 받은 경우: 상환 능력을 초과한 대출은 위험 요소로 평가됩니다.
- 다수 금융기관에서 단기간 다중대출을 받은 경우: 급전이 필요한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빚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신용점수가 오르지는 않으며, 올바른 방식으로 신용을 사용하고 관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한 실제적인 방법은?
실제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신용점수 상승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신용카드 꾸준히 사용하고 전액결제
소비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매월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전액결제하는 습관은 신용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2. 통신비, 공과금 납부 실적 등록
한국신용정보원에서는 통신 3사, 수도, 전기 요금 등 납부 실적을 본인의 신용정보에 등록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금융거래로도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는 유용한 수단입니다.
3. 소액 대출 후 성실 상환
정부 정책 금융상품이나 저금리 소액 대출을 활용하여 제때 성실히 상환하는 이력을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4. 금융기관의 신용조회 요청은 자제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금융기관에서 신용조회가 이루어지면 신용점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출 비교 시 과도한 조회는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5. 불필요한 대출은 피하고, 기존 대출은 상환 계획적으로
빚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관리되지 않은 빚은 신용점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대출은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신중히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빚이 있어야 신용등급이 오른다’는 말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입니다. 실제로는 빚 자체보다는 신용을 활용하고 이를 성실히 관리한 이력이 신용점수를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아무런 신용거래가 없는 상태보다는, 적정한 수준의 금융거래를 경험하며 꾸준히 관리해나가는 것이 신용등급을 높이는 가장 건강한 방법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빚이 필요하다’가 아니라 ‘신용을 증명할 이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