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모펀드 투자, 이대로 괜찮을까?

부동산 공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예·적금 외의 대체 투자처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이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부동산 공모펀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상장폐지된 ‘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94호'(이하 이지스194호)의 사례는 이러한 투자 방식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부동산 공모펀드 투자, 이대로 괜찮을까?

한때 유망하다고 평가받던 이지스194호는 결국 부동산 가치 하락과 대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상장폐지되며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 같은 일이 단순한 예외일까요. 아니면 구조적인 문제의 결과일까요.

부동산 공모펀드란 무엇이고, 왜 이 같은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 투자 시 주의할 점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부동산 공모펀드란 무엇인가요?

다수의 투자자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

부동산 공모펀드는 말 그대로 여러 명의 투자자들이 함께 자금을 모아 수익형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입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유형의 자산에 투자됩니다.

  • 오피스 빌딩
  • 상가 및 쇼핑몰
  • 물류센터
  • 호텔

이러한 자산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익과 매각 차익을 통해 투자자에게 일정한 배당금 형태로 수익을 제공합니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일정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시세 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폐쇄형 구조로 인한 유동성 제약

대부분의 부동산 공모펀드는 ‘폐쇄형 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투자 기간 동안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신탁 기간은 5년에서 7년 사이이며, 그동안은 펀드를 운용사에 되팔 수 없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펀드는 설정일 기준 90일 이내에 거래소에 상장돼야 합니다. 상장되면 투자자는 펀드 지분을 제삼자에게 매도할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거래량이 거의 없어 사실상 매매가 불가능한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이지스194호 사례로 본 위험 구조

투자 구조의 불균형

이지스194호는 2018년 건대입구 인근의 상업용 건물 ‘몰오브케이’를 인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펀드입니다. 건물 내에는 당시 기준으로 CGV 건대점과 여러 상업시설이 입점해 있었고,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펀드의 자금 구조를 살펴보면 전체 매입가 560억 원 중 200억 원만 펀드로 모집되고, 나머지 약 360억 원은 금융기관에서 대출로 조달되었습니다. 이처럼 대출 비율이 약 70%에 이르는 고레버리지 구조는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거나 공실이 발생할 경우 리스크가 극대화되는 구조였습니다.

예기치 못한 변수: 코로나19

문제는 예상하지 못했던 팬데믹의 발생이었습니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오프라인 상권의 몰락을 불러왔고,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몰오브케이 역시 CGV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테넌트가 철수하게 되었고, 그 결과 임대 수익이 급감하면서 대출이자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결국 2024년 4월, 건물은 경매에 넘어갔고 이 과정에서 건물의 감정가는 기존 대출 잔액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원금 회수는커녕 전액 손실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부동산 공모펀드 투자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점

1. 자금 구조의 투명성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자금의 조달 방식입니다. 펀드가 투입된 비율이 낮고 대출이 많은 경우, 부동산 가치 하락 시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통상 LTV(Loan To Value, 부동산 담보대출비율)가 50% 이상인 펀드는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2. 임대수익 및 공실률

투자 대상이 되는 부동산의 현재 임대 현황, 공실률, 임차인의 신뢰도 등도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대형 프랜차이즈 위주의 임차인이라 하더라도 장기 임대계약이 되어 있지 않다면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3. 매각 전략과 만기 구조

펀드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자산을 매각해 수익을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도 중요합니다. 매각 예정 시점이 명확하지 않거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전략을 제시하는 경우에는 투자 판단에 신중해야 합니다.

4. 상장 후 거래 가능성

부동산 공모펀드는 상장 이후에도 거래량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도 환매가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기까지 자금이 묶여도 감당할 수 있는 여유자금으로만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5. 펀드 운용사의 이력과 신뢰도

과거에 유사한 상품을 어떻게 운용해왔는지, 수익률은 어땠는지, 상환은 원활히 이루어졌는지 등을 사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운용사의 과거 실적은 향후 펀드 운용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황: 국내 상장된 부동산 공모펀드의 구조

2025년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부동산 공모펀드는 90개 이상 존재합니다. 이들 대부분은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 폐쇄형 구조
  • 높은 대출 비중(LTV 60% 이상)
  • 수익형 부동산 기반
  • 5~7년의 신탁 기간
  • 월 배당금 지급 형태

이 구조는 단기간의 환금성은 떨어지지만, 장기 보유 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설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마무리

부동산 공모펀드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수익형 부동산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유용한 수단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지스194호의 사례처럼, 고정적인 수익만을 기대하며 투자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폐쇄형 구조, 높은 대출 비율, 낮은 유동성 등의 구조적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후 본인의 투자 성향과 자금 상황에 맞게 접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해당 부동산의 가치, 수익구조, 공실률, 운용사의 신뢰도 등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앞으로도 부동산 공모펀드와 같은 대체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수익률보다 중요한 것은 자산의 안전성과 리스크 관리라는 점을 항상 잊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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