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위스 프랑 예금이 국내에서 반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소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빠르게 늘어나는 예금 규모는 조만간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닌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이라 해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달러화 약세와 더불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스위스 프랑으로 집중되면서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흐름입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안정적인 통화로 평가받아 왔으며, 국제적인 리스크가 확대될수록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통화입니다. 이번 상승세 역시 달러화의 부진과 맞물려 더욱 돋보이는 현상입니다. 스위스의 경제적 기초체력과 국제적인 신뢰, 정치적 중립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스위스 프랑의 가치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제부터 스위스 프랑에 대한 관심이 왜 집중되고 있는지, 어떤 배경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달러 약세가 부른 안전자산 이동
달러인덱스의 큰 폭 하락
2025년 상반기 기준, 달러 가치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로 측정되는 달러인덱스 기준으로 10.8% 하락했습니다. 이는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되고 변동환율제가 시작된 1973년 상반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환율 변동을 넘어 세계 경제 구조 자체에 대한 신뢰 변화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스위스 프랑 대비 달러 가치는 14% 이상 하락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존에 달러를 중심으로 자산을 구성하던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한 통화로의 이동을 시도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제 달러가 더 이상 절대적인 안전자산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불확실성이 심화된 영향
과거에는 미국의 경제 성장과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달러 강세가 예측되곤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다른 국가들의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자금이 미국으로 몰릴 것이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관세 정책이 예측 불가능성을 키우며 글로벌 교역의 불안을 증폭시켰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 감세 정책, 연준의 독립성 약화, 신용등급 하향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달러화의 신뢰도가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스위스 프랑처럼 안정적이며 변동성이 적은 통화가 더욱 주목받게 됩니다.
스위스 프랑의 강세 요인
경제적 안정성과 고신뢰 국가 이미지
스위스는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부유한 국가입니다. 인구 900만 명이라는 비교적 적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11만 달러로 룩셈부르크 다음으로 세계 2위 수준을 자랑합니다. 미국이 9만 달러 수준, 한국과 일본은 4만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매우 큽니다.
경제 규모뿐만 아니라 산업 구조도 탄탄합니다. 정밀기계, 화학, 고급시계, 제약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같은 세계적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어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 역할도 수행합니다.
외교적 중립성과 법치 기반의 사회 안정
스위스는 유럽연합 비회원국이지만 40개국 이상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단일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강력한 국제적 협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영세중립국이라는 국제법적 지위를 활용해 군사적 갈등과 정치적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법치주의가 철저히 확립된 점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요소입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안정성은 스위스 프랑을 위기 시기마다 강세로 이끄는 주요한 배경이 됩니다.
실제 통화 시장에서의 강세 움직임
2025년 4월부터 7월 초까지 글로벌 무역 분쟁이 재점화되면서 스위스 프랑은 주요국 통화 중 미국 달러 대비 가장 강한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실제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스위스 프랑 예금 증가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스위스 중앙은행의 고민
기준금리 인하 배경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로 0.25%포인트 낮췄습니다. 이는 2024년 3월 이후 여섯 번째 금리 인하 조치이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입니다. 최근 5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물가 하락 압력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강한 스위스 프랑은 수입 물가를 낮추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동반합니다. 이에 따라 스위스 중앙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재도입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 간 균형을 유지해야 하므로 정책 결정에는 신중함이 요구됩니다.
스위스 프랑 투자 시 고려할 점
환차익 가능성과 리스크 공존
안정적인 통화로 평가받지만, 급격한 환율 변화나 중앙은행의 정책 변동에 따라 환차익보다는 환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단기 수익보다는 중장기적인 분산 투자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자 수익 기대는 낮은 편
스위스는 저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지속적으로 운용해 왔기 때문에 단순히 이자 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할 경우 기대수익이 낮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위스 프랑은 금리 수익보다는 통화 가치 안정성과 환율 변동성 대응을 위한 자산 분산 목적에 더 적합한 자산입니다.
스위스 프랑 활용 전략
- 외환 예금 형태로 보유하면 외환 변동성 대응이 용이합니다.
- 글로벌 증시 불안 시 가치 하락 우려가 적은 안전자산 역할을 합니다.
- 장기적인 자산 배분 전략에서 금, 달러, 채권과 함께 분산 투자가 가능합니다.
마무리
스위스 프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 글로벌 환율시장 변동성 확대, 그리고 스위스라는 국가의 고신뢰 구조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달러의 신뢰도가 흔들리는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으며, 스위스 프랑은 그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선택지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자산이 그렇듯 리스크는 상존하며, 투자 목적과 기간에 따라 적절한 비중 조절이 필요합니다. 스위스 프랑은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안정성과 자산 보존의 수단으로 바라볼 때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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